야후의 이모저모

야후의 한국법인은 2003년 초중반에 비교적 많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계약직으로 뽑았습니다.

다소 의아한 일이었는데요, 그 이유는 이 전까지 야후코리아는 미본사의 서포트를 받는다는 나름대로의 생각 때문이었습니다.(이후 야후 미법인은 야후로, 야후 한국법인은 야후코리아)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야후코리아 사이트는 야후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고, 자체적인 운영을 한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현재 네이버와 엠파스에서 검색광고부분에 많은 인력을 할애하고 이익을 창출할 동안 야후코리아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느낌이었지요. 심지어는 메인배너를 들어갈 경우 키워드 스폰서광고(야후의 검색광고는 스폰서가 유일합니다.)를 서비스 형태로 줄 경우도 있었습니다.(네이버의 경우 광고팀이 형태별로 분명하게 그어져 있고, 광고 단가의 경우도 비교적 정확하게 나와있습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야후코리아는 분명 다음과 네이버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방황이란 말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보기엔 기획쪽으로는 야후에 의존도가 굉장히 컸습니다.

2003년도 들어서 상황은 바뀌었지요. NHN의 한게임 인수 이후 주식시장에서 황제주 대접을 받고, 다음은 현재 온라인광고시장에서는 최고의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야후코리아는 그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분석하는 자체 컨설팅조차도 시도해 보지 않은 느낌이었지요. 이 것이 2002년도 까지의 상황입니다.

2003년에 들어서 야후코리아에 야후에서의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했고 본사 고위급 임원이 야후코리아를 방문한 이후 분명한 건 야후코리아의 재량권이 확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까지의 몇가지 상황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야후의 글로벌 사이트 중에서 첫페이지의 링크 색깔이 익스플로어 기본색상을 사용하지 않는 곳은 한국 뿐입니다. 야후의 글로벌 사이트 중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곳은 한국 뿐입니다. 야후의 글로벌 사이트 중 뉴스(게임도 마찬가지)의 링크부분이 이미지 파일로 되어 있는 곳은 한국 뿐입니다.

야후코리아의 본사탈출 시도는 이미 올 초부터 진행이 되었다고 하는것이 정확할 겁니다. 야후가 디렉토리 검색부분이 기획의 토대가 된다고 하면 야후코리아는 다음처럼 커뮤니티 중심으로 옮겨갈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올해 말이면 야후 검색 광고부분은 대부분 오버추어로 이전될 것입니다.(이미 검색광고부분은 외주를 준 상태지요, 이 것은 네이버 영업사원들이 독립사업자를 가지고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야후코리아의 2003년도 기획안이 올바른 선택인지 아닌지는 몇년 후면 판가름이 나겠고, 아마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올라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에서 인터넷 홈페이지(익스플로어를 열었을때 가장 먼저 뜨는 화면)로써 선도사이트로 발돋움하는 것에 비해서 야후코리아의 경우 후발주자를 따라간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것이지요.

현재 야후코리아의 역량은 커뮤니티부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커뮤니티는 컨텐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야후코리아는 인터넷의 역사를 만든다는 것에서 인터넷으로 성공기업과 비슷한 길을 선택함으로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닦아나가겠다 라는 소극적인 사업방식을 채택했다는 의미입니다.

검색엔진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구글은 이미 오래전에 검색결과를 사이트에 넣을 수 있는 각각의 플래폼마다의 API를 공개했고, 야후에서는 이미 모든 자료를 RSS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 것은 선두업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지요.

야후코리아의 이용자 패턴을 보면 폐인 수준은 안되더라도 매니아들이 다음과 네이버에 비해서 상당히 많습니다. 야후코리아 사이트를 살펴보면 올해는 비슷해 졌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타 사이트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고, 그것은 인터넷을 이용한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올바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올 해를 기점으로 많은 면에서 변화가 시작된 것이지요.(한 예로 2003년 중반부터 야후 첫페이지에는 로그인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구글과 야후의 성공패턴을 야후코리아는 현재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시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이용자들을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었던 야후코리아가 그 힘을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료의 체계적 저장, 검색엔진의 강화, 인터넷 고유의 기능, XML의 지원 더 나아가서는 모든 광고형태의 통계적 분석 및 클라이언트에 제공 및 컨설팅(현재까지 어떤 업체도 모든 광고물에 대한 통계를 지원하는 곳은 야후 외에는 없습니다.) 등 2000년대 의미로서의 검색엔진에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간과하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대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그날그날 읽을거리를 찾는데 반해 인터넷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이용자들은 자료의 체계적인 저장이 훨씬 중요할 것이고, 그 작업은 블로그나 기타 사이트들 처럼 두세달 만에 나올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기업의 진입장벽 면에서도 현재의 사업계획에서 그런 부분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