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아(netpia)는 외계인인가?
넷피아는 대기업도 아니면서도 드물 정도로 네티즌에게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일반 커뮤니티와 기술 커뮤니티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김중태 님도 장문의 글로 넷피아의 만행을 말한 바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넷피아는 외계인일까요?
넷피아의 운영진과 기술진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기술적인 그리고 영업적인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이해 못할 리가 없습니다. 또한, 그것들은 어려운 내용도 아닙니다. 하지만, 넷피아는 수긍하는 모습도, 서비스를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질 않습니다. 넷피아 임직원들도 모두 지구인 정확히 말하면 한국인일 텐데 왜 바보같이 욕 먹을 짓을 계속 하고 있을까요?
버즈삼구에서는 넷피아를 두둔하는 입장에서 글을 쓰려 합니다. 한국의 중소기업 전체를 두둔하기로 이미 마음을 먹었으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1. 넷피아의 서비스는 한글 키워드이지 한글 주소가 아니다.
이 주장의 근거는 독일에서 한글을 주소창에 입력했을 경우 넷피아에 등록된 웹사이트로 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만약 주소라면 독일에서 넣더라도 한국과 동일한 주소로 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에는 선뜻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주소를 IP로 변환하는 네임서버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것은 현재 미국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한국에 중앙 네임서버를 설치하고, .sea(dot sea)라는 도메인을 부여하고, 메가패스나 두루넷 같은 ISP 업체에 이를 지원하도록 한다면 한국 대부분의 컴퓨터는 .sea 도메인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중국에서 개발중이란 기사가 나온 적도 있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이런 인터넷이 작동된다면 세계에는 복수의 인터넷이 존재하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팅이 가능하게 되었을 때, 한 국가(혹은 대륙)에 사용되는 독립된 인터넷 주소 체계를 두고 인터넷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2. 한글을 IP로 변환하는 것은 표준에도 맞지 않는다
이 말은 현재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넷피아가 처음 한글 주소체계를 개발할 때만해도 주소는 알파벳과 -(Dash), 그리고 .(dot)만이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비영어권 국가에선 자국언어로 주소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왜? 표준이 영어만 쓰게 되어 있어서 입니다. 이런 이유로 한글 이름으로 저장된 사진 같은 것이 익스플로어에서 뜨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퓨리코드 변환이 표준으로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넷피아의 한글 서비스가 비표준이 되어 버렸지만, 과거 넷피아는 자사의 기술을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서 중국, 일본까지 끌어들이는 등의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3. 한국 내에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소를 IP로 변환해 주는 것은 네임서버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넷피아는 인터넷 회선 업체(ISP)와 제휴해서 적절하게 IP로 변환시켜서 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한국 검색 광고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오버추어를 생각해 보면, 오버추어도 포탈과의 제휴를 통해 광고 상품을 파는 회사입니다. 오버추어도 네이버, 다음, 야후(오버추어를 인수), 엠파스 이 네개의 회사와의 계약이 생존요건이 됩니다.
즉, 이 회사들과의 계약 파기는 오버추어가 한국에서 영업할 수 없게 만들 정도의 파괴력이 있습니다. 현실은 포탈들이 오버추어에 끌어다니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 이유는 포탈들이 오버추어의 수익 이상을 달성할 시스템이 없다는 것입니다.
넷피아가 ISP 상위 세개의 업체와 성공적인 제휴를 추진한다면 작지 않은 시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을 단점으로 보는 것은 시각차일 뿐입니다.
4. 넷피아는 스파이웨어를 심는다.
기술적으로 보면 스파이웨어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스파이웨어 백신 제작 업체도 다른 회사의 동일 프로그램을 스파이웨어라고 지정하기도 합니다.
넷피아가 익스플로어에 설치되는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되도록 많은 컴퓨터에서 한글 주소를 작동시키게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넷피아가 추진하는 기술이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비영어가 주소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면 넷피아의 서비스는 존재하기가 힘듭니다. 그때를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자, 구글과 MS의 IE7 베타를 생각해 봅니다. IE7에는 검색창이 주소창과 별도로 존재하고 있고, 검색창은 기본이 MSN 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자는 브라우져의 기본 설정으로 대부분 사용한다고 볼 때, 구글의 점유율을 브라우져로 인해 상당부분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대한 구글의 대응은, 세계 최대의 PC제조업체 델과의 제휴로 브라우져가 구글에 맞게 세팅된 PC의 출시이고, 구글 툴바의 배포, 파이어폭스와 오페라 등 비MS 브라우져의 우회적 지원 등입니다.
제가 말하려는 것은 넷피아에서 몰래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것의 정당성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넷피아의 입장에서 보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5. 그래도 넷피아의 영업은 사기 아니냐?
영업은 본질적으로 사기를 동반합니다. 이 말에 의의를 다는 분이 계시다면 그것은 사업을 전혀 해보지 않거나 영업을 해 보지 않은 분일 것이거나, 자신의 세상이 다 옳다라고 생각하는 분일 것입니다. 이 글을 보는 분이 회사의 직원으로 있다면 자신의 회사 사장(혹은 회장)이 사기성이 농후하다는 사실을 금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솔직한 자신은 사장 기질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영업에 있어서 넷피아가 하는 미사어구는 넷피아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 TV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 삼성, LG 등의 제조업체의 광고들, 디지털 TV 방송을 출시하면서 정통부가 하는 홍보 문구들, 네이버 다음 엠파스 야후등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시할 때 소개하는 말들, 포탈의 광고를 파는 광고 대행사들의 제안서 등을 되씹어 볼 때 넷피아만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넷피아의 영업 시스템에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넷피아는 자체 영업팀 이외에 수많은 독립 사업자를 거들이고 있습니다. 그 사업자들은 넷피아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게 됩니다. 전형적인 광고 상품의 판매 시스템인 것입니다.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전화는 넷피아, 엠파스의 키워드 광고, KTDOM의 전화번호 광고 등입니다. 이 업체는 모두 자사 직원이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 대행사가 영업을 합니다.
보통 많은 대행사를 거늘이고 있는 서비스 업체의 단점이라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영업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다단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굉장히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다단계 회사도 영업을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않좋은 인상을 소비자에게 주게 됩니다.
넷피아가 자체 영업을 하지 않고 많은 대행사 시스템으로 영업을 하는 것을 욕할 수 없는 이유는 넷피아 자체가 중소 벤처기업이기 때문이고, 전국적인 영업망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6. 글을 마치며…
넷피아가 초창기부터 추구해 온 시스템은 모든 컴퓨터의 주소창에 한글을 입력하면 한개의 웹사이트가 뜨는 말그대로 인터넷 한글 주소체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엄청난 대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인터넷의 주소 체계는 미국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넷피아는 대기업도 아닌 일개 중소기업일 뿐입니다.
이런 식으로 넷피아를 몰고 가면, 아니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넷피아의 생존은 현재라면 위태위태합니다. 오래지 않아 파산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신문에 넷피아에 비용을 지불한 회사들 이야기가 나오면서 넷피아 임원들을 사기꾼으로 몰게 될 것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불가능에 도전한 넷피아의 기업가 정신은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넷피아는 몇가지 실수가 있었지만, 그 당시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어떤 것을 볼 때 욕하기는 참으로 쉽지만 대안을 내놓는것은 어렵습니다. 넷피아 그딴 회사 망해버리라지 라는 말을 하는게 전부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가 정말 싫습니다.
7. 에피소드
누가 뭐래도 한국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대기업의 횡포도 그렇고, 계열사의 횡포도 마찬가지이며, 언론은 정작 자신들의 도덕성은 묻어둔채 기업의 도덕성만을 기사화해서 국민에게 마치 기업가는 사기꾼이라는 인식을 심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가는 망하면 사기꾼이 됩니다. 과거의 역사가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90년대 중후반에 날고 긴다는 벤처기업들 중 많은 이들이 사기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기업의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 되겠죠.
이 글을 보는 분이 본인이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중소기업을 욕하기 이전에 그 기업 임원이었다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30분만 해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욕하는 입장이라면 직접 기업을 경영해 보시라고 권합니다. 정부, 언론, 심지어는 일부 소비자까지 기업가의 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Update.
위의 내용 중 엠파스의 키워드 광고는 오버추어가 아닌 구글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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