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구글 제휴 포인트
다음이 구글의 애드센스를 쓰기로 함에 따라, 국내 대형 포탈 중 엠파스를 포함해서 두 곳이 구글 광고를 사용하게 됐다. 이번 제휴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고,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100% 출자회사 나무 커뮤니케이션이 구글 광고를 대행한다는 소식이 들릴 때 부터 예견되어 온 일이다.
우선,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구글 광고를 대행할 수 있는 회사는 이엠넷이고, 나무 커뮤니케이션 웹사이트에는 파트너사로 이엠넷이 등재되어 있다. 이엠넷은 구글 뿐만 아니라 오버추어의 대행도 겸하면서 매출도 인터넷 광고 대행사로는 많은 261억원(2005년 기준)을 올린 중대형 광고 대행사다. 그런 회사를 놔두고 나무 커뮤니케이션과 구글이 대행 계약을 했다는 것이 다음과의 제휴를 예상케 한 일이었다.
아무튼, 다음이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구글과 제휴를 한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과연 구글의 애드센스가 오버추어 광고 이상의 수익을 다음에게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에서 구글의 입지는 오버추어에 비해 형편 없을 정도로 좁다. 구글의 애드센스 시스템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광고주(광고풀)가 많아야 효과를 발휘된다. 예를 들어, “라식”이라는 검색어에 광고주가 둘 밖에 없다면 나머지 세개의 광고는 그다지 관계가 많지 않은 광고가 뜰 것이다.
구글의 애드센스 광고풀이 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은 구글과 계약한 데에는 아마도 수익적인 부분 보다는 전략적인 제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오버추어의 기대수익은 애드센스보다 낮지 않다. 그리고, 적어도 현재의 상황만 본다면 애드센스 보다는 오버추어와의 계약이 수익 측면에서 좋을 것이다. 다만, 구글이 마진을 거의 얻지 않는 초강수를 썼다면 물론 이야기가 틀려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구글은 이런 노마진 경영을 단기적으로는 구사하기도 한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구글이 전략적인 제휴까지 발전하리라고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음은 구글의 몇가지 핵심 서비스들을 벤치마킹 해 왔다. 다음은 애드센스와 같은 문맥광고인 애드클릭스, 구글 웹로그 분석툴(Analytics)와 같은 웹 인사이드, 검색엔진마져 자체적으로 개발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세가지는 인터넷 광고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거꾸로 말해서, 구글이 자체 검색과 광고를 중지하고 구글을 시스템 안에 들어간다면 그동안의 개발이 물거품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
전략적인 제휴가 아니고, 단순히 애드센스 사용에 관한 계약이라면 구태여 오버추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애드센스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구글은 AOL과 광고 계약을 위해서 AOL 주식의 5%(10억불)를 매입해야 했다. 구글의 다음 주식 매입도 쉽지 않은 것이, 구글은 국내 법인이 없기 때문에 주식 매매에 관계되는 회사와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런 소식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이 모든 혼란스러운 상황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다음의 검색,ㄹ 광고를 구글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기존에 다음에서 검색과 광고를 연구/개발했는 사람들을 구글 R&D 센터로 편입시킨다. 구글 R&D 센터는 다음과 공동으로 운영을 하고, 센터에서 만들어진 한국만의 서비스는 구글이 아닌 다음에서 서비스하고, 글로벌한 것는 구글이 서비스한다.
이런 시나리오는 가상이고, 몇가지 이유에서 현실적이진 못하다. 다음이 예상하는 다음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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