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클릭스로 인해 다음에서 원하는 것
애드클릭스(Adclix)는 다음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익분배 프로그램으로, 구글의 콘텐츠용 애드센스의 카피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애드클릭스는 한국 블로고스피어에 퍼져있는 구글 애드센스의 불만을 토대로 약간의 변형을 가했다.
다음의 애드클릭스와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는 둘 다 문맥광고이고, 게시자(Publisher)에게 수익을 돌려준다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애드클릭스는 애드센스 사용자의 불만이었던, 부정클릭으로 일방적인 계정 비활성화가 없고, 디자인이 화려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무튼, 다음은 타도 구글을 외치며 애드클릭스를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수익이 애드센스에 비해 적게 돌아가는 치명적인 문제로 인해서 애드클릭스 사용자 증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다음 애드클릭스를 힘들게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음에선 애드클릭스로 수익을 내려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일보 서명덕 기자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김민석 팀장을 만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인터뷰의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그는 인터뷰 내내 “큰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이렇게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다음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애드클릭스로 진정 원하는 것은 ‘매출’이 아니라 광고 효과에 대한 ‘확신’과 블로거들에게 돌아 갈 ‘수익’이다.
인터넷 광고는 통계의 문제
김민석 팀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토대로 다음에서 어떤 생각으로 애드클릭스에 접근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자사의 수익을 위해 애드클릭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블로거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단으로 애드클릭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광고에 있어서는 이런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인터넷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통계는 바로 ROI(투자대비 수익률)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1000원을 광고에 투입했을 때 어느 정도의 이익을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광고주는 ROI가 높은 광고 매체에 광고를 하게 된다. 즉, 효과가 높은 광고를 진행한다는 의미가 된다. 인터넷 광고는 확신으로 자원이 투입되지 않는다. 그리고, ROI가 좋지 않으면 블로거들에게 돌아갈 수익도 적어질 수 밖에 없다.
김민석 팀장도 말했듯이 구글의 총 매출의 46%정도를 차지하는 애드센스는 단순히 블로그에 쓰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에서 사용되는 키워드 구글 광고도 애드센스이고, 각 신문사에 붙인 구글 광고도 애드센스다. 쉽게 말하자면, 구글 검색 이외의 모든 광고가 애드센스라고 할 수 있고, 애드센스 매출의 대부분은 역시 검색에서 나온다.
하지만, 검색용 광고가 콘텐츠용 광고보다 더 많은 클릭이 일어난다는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다. 검색용 광고가 콘텐츠용 광고보다 ROI가 높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구글이 대단한 점은 투자대비 수익이 저조했던 콘텐츠용 광고를 포기하지 않고, 검색용 광고만큼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 여전히 연구한다는 사실이다.
다음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다음이 애드클릭스에서 원하는 것이 수익이 아닌 것은 명백하다. 다음은 광고주에게 받은 광고비를 블로거에게 모두 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있고, 그 말은 거짓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블로거들이 애드센스를 버리고 애드클릭스로 옮기게 될까?
어짜피 블로거든 웹사이트 운영자든 광고주든 간에 ROI가 높은 광고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해서, “페이지 뷰 당 수익 단가가 높은 솔루션”으로 몰린다는 의미다. 그것은 다음의 진심을 블로거가 알아주느냐 아니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IT인들은 다음의 혁신을 원한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혁신을 시도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나오는 서비스 자체는 전혀 혁신적이지 않다. 물론, 다음 DNA와 같은 프로젝트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그리고, 팔글은 이런 다음의 실험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한국에서 유일한 대안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구글은 혁신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맞는 기업 중 하나지만, 사실 구글이 만든 서비스 중 진정한 혁신은 애드센스 뿐이다. 검색과 검색 광고는 이전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기업은 야후와 오버추어. 구글은 애드센스라는 힘든 개발과정을 거쳐서 혁신을 이루어냈다. 다시 말하자면, 소규모 웹사이트에 최대의 수익 가능성을 만들어 주었다. 짦게 말하자면,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혁신의 가치는 시장의 확대에 있는 것이다.
다음의 애드클릭스가 구글 애드센스를 카피해서 성공한다고 해도 그것은 동종업계의 제살 깍아먹기 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이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글과 다른 관점에서 광고를 접근해야 한다. 같은 ROI를 목적으로 하지만, 다른 형태의 웹2.0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
혁신은 도덕적이지도 않고, 예술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시장은 성공적인 혁신에 많은 찬사를 보낸다. 다음 애드클릭스가 한국의 인터넷 광고 시장에 혁신을 불어넣는다면, 구태어 광고를 하지 않아도 시장은 반응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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