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폰 OS인 iOS4, 뛰어난 기능과 실망스런 UI
애플은 iOS4에서 새로 도입된 폴더 기능으로 쉬운 사용보다 효율적인 사용성에 집중합니다.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2단계 트리구조다. iOS4에서 폴더라는 것이 생기면서 바탕화면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모든 앱들이 어느 폴더에 들어있는지 기억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게다가 자주 쓰는 앱은 첫페이지에 놓기 때문에 폴더 안에 있는 앱과 폴더 밖에 있는 앱의 일관성을 만들 수 조차 없다. 이런 혼란을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예전 아이폰이나 아이팟을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는 별다른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유일하게 알아야 하는 것은 DRM이 걸려 있는 음악 파일을 아이폰에 넣는 법이다. 유일한 규칙은 드래그를 이용해서 스프링보드의 페이지를 이동해 원하는 앱을 실행하는 것 뿐이다. 홈 버튼을 두번 누른다던지, 세 손가락으로 탭을 한다던지 하는 예외적인 기능은 몰라도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iOS4에 와서 누군가에게 사용법을 설명한다면 매우 난감한 문제에 빠지게 된다. 도대체 이런 UI에서 멀티태스킹과 폴더를 어떻게 설명하란 말인가? 전통적인 윈도우보다는 훨씬 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설명이 필요없는 애플 UI라는 타이틀은 iOS4부터 쓸 수 없게 되었다.
iOS4에 폴더라는 것이 나오면서 생기는 복잡도는 사실 엄청나다. 첫페이지와 두 번째 이후의 페이지간 간극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윈도우에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두 가지 방식인 바탕화면의 바로가기 아이콘과 시작 버튼을 눌렀을 때 나오는 프로그램 리스트 둘 다 다루어야 한다는 콘셉트와 비슷해 진 것이다. 기존 아이폰의 심플함은 모든 UI가 1단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폴더도 없으며 현재 떠 있는 앱을 다룰 필요도 없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그것이고, 그것은 거기에만 존재한다.
애플은 애플 스타일로 이 두가지를 다룰 수 있었다. 즉, 2단계를 만들지 않고 1단계 만으로 폴더와 멀티태스킹 모두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었다. 어떻게 가능할까?
2단계를 없애기 위해 아이폰의 모든 앱은 페이지 안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실행 중인 앱이건 실행되지 않고 있는 앱이건 마찬가지다. 이런 명제로 생각한다면, 폴더 대신 페이지로 가는 용도의 앱을 사용자가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사파리 브라우져에서 특정 웹사이트의 바로가기를 바탕화면에 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3페이지를 아이폰으로 만들어서 다른 앱과 똑같이 배치시킨다.
그리고, 멀티태스킹을 사용하기 위해서 실행 중인 앱을 한 화면에서 보는 UI 따위는 버리고, 아이콘에 변화를 준다. 예를 들어서 환한 아우라를 보여 준다던지, 아니면 그림자 효과를 넣는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만든다면, 현재 페이지를 알려주는 페이지 인디케이터에 현재 떠 있는 앱이 속한 페이지를 약간 푸른 색으로 만들면 좋을 것이다. 실행 중인 앱을 죽이기 위해서는 당연하겠지만 스윕-swipe 액션(탭을 한 후 옆으로 빠르게 드래그 하는 액션으로 이메일 리스트에서 특정 메일을 리스트 상에서 지울 때 사용한다)을 적용한다.
이 블로그에서 제안하는 방식이 옮건 그르건 간에 애플이 2단계 트리 구조를 UI에 집어 넣자마자 아이폰은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닌 컴퓨터가 된다. 그리고, 그 컴퓨터는 사용자가 사용법을 위한 문서를 따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운전을 가르치는 일과 윈도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의 공통점은 그 두가지 모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에게 스트래스를 준다는 것이다.
P.S.
- 이번 UI 변경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싫은 것은 홈버튼 더블 클릭을 이용해서 아이팟을 띄울 수 없다는 점이다.
- iOS4로 업데이트 한 후에 8페이지 정도가 폴더 기능을 이용해서 3페이지로 줄었다. 페이지가 줄었다는 것이 전혀 편리하지 않다.
- 폴더 이름을 정하기 위해 무려 한 시간이나 소비를 해야 했고, 적지 않는 횟수로 앱을 실행할 때 마다 어떤 폴더에 넣었는지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
- HTC의 Desire에 사용된 SenseUI 보다 아이폰이 더 좋다라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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