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첫번째 전쟁, 오피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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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피스를 만들고 있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구글은 기술적으로 몇가지 흥미로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구글 문서와 스프레드시트” 줄여서 구글 닥스라는 것과 “구글 도메인용 어플리케이션” 줄여서 구글 앱스라고 불리우는 서비스다. 이 둘은 지금까지의 서비스들과는 차별화 되어 있는데, 서비스가 일반인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대결구도로 보는 이가 많다.(구글의 두가지 서비스를 합쳐서 구글 오피스라고 부르기로 하자.)

사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잠재적 경쟁상대라고 보는 견해에는 타당성이 있다. 구글은 리눅스 배포판 중 하나인 우분투를 개조해서 구분투(구글+우분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익스플로러의 강력한 경쟁상대인 파이어폭스라는 웹브라우져 관련 제작자를 스카우트 한 전례가 있다. 그리고, 익스플로러에 설치하는 구글 툴바, 구글 데스크톱 검색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기도 하다. 그 뿐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수익원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경쟁 프로그램인 오픈오피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거대 두 회사끼리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런 상황에서 구글은 웹에서 쓸 수 있는 구글 오피스 제품군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수익 프로그램인 오피스와 익스체인지라는 프로그램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 구글 오피스는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엑셀과 같은 표계산 프로그램)를 포함하며, 캘린더, 메일, 웹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며, 유료 모델로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구글은 아직까지는 이들 프로그램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설치형 프로그램과 경쟁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인식의 변화다.

일반 사용자와는 다르게,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보안과 안정성, 그리고 미래에도 사용 가능한 문서 양식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컴퓨터 사용자들은 자신의 컴퓨터가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의 서버보다 더 안전하다고 여기는 듯 하다. 그리고, 그런 인식이 계속 되는 한 구글 오피스 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설치형 오피스가 힘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유료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명백한 사실은 내 컴퓨터보다 오피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서버가 훨씬 안전하다는 사실이다. 구글과 같은 회사의 서버는 백업 장치가 기본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용량을 제공하고 있는 구글 메일은 개인에게 2.7기가를 제공하고, 용량도 매초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메일이 없어지거나 깨졌다라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구글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바로 대용량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스토리지인 빅테이블 프로젝트인 것을 감안하면, 미래 어느 순간에는 내 컴퓨터보다 구글의 서버가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하나, 구글은 과거 미국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전례를 본다면, 법원의 제출 명령이 아닌 어떤 국가 정부의 정보 제공 요청도 구글이 막아줄 가능성도 있다.

안정성과 보안만 놓고 본다면 구글 오피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램에 비해 우위에 있을 것이고, 극단적으로 윈도우가 안전해지지 않는 이상, 이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반면, 구글 오피스는 웹에서 작동되야 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구글 오피스는 익스플로러 위에서 작동한다. 말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 홈그라운드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 홈그라운드 셔터를 닫아버리면 더이상 야구를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 일은 있을 수 없어 보이긴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을 이유로 교묘하게 법을 피해가면서 구글의 프로그래머를 괴롭힐 수 있다.

웹 기반 오피스가 속도와 안전성이라는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만약 기업들이 – 그것이 바이러스 때문이건, 아니면 자사 직원 때문이건 간에 – 자신의 데스크톱을 믿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웹 오피스 시장은 매출과는 별도로 사용자가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웹 오피스 분야라면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 보다 몇가지 기술은 확실한 우위에 있다. 게다가 구글은 투웹테크놀러지를 시작으로 업스타틀(Upstartle), 아이로우(iRow)라는 회사를 인수해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질세라, 마이크로소프트도 미니 오피스라고 할 수 있는 웍스를 라이브 오피스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고 있다.

거대 두 회사의 이번 충돌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 대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2대 수익원 중 하나인 오피스 시장이고, 그 대상이 구글이라는데 있다. 구글의 서비스들이 대부분 광고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무료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두 회사의 충돌은 사용자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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