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다른 회사의 인수&합병 없이 사실상 최초로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오픈소스로 전세계에 론칭했다.
도대체 구글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공개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구글이 크롬이라는 브라우져를 론칭했을 때, 믿어지질 않았다. 왜냐하면, 구글의 미션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이어폭스라는 걸출한 브라우져가 있는 상황에서 구글 크롬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구글 크롬은 기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새로운 자바스크립트 엔진인 V8 뿐이다(이것도 속도를 높였을 뿐이다). 구글이 강조하는 한쪽 탭과 다른 탭이 별도의 프로세스로 관리되어 안정성이 높다는 부분은 일장일단이 있는, 말하자면 선택적인 부분이다.
구글 크롬은 대부분의 기술을 오픈소스에서 차용했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모듈을 이용해서 뺄 것은 빼고 패키징한 프로그램이다.
구글 크롬이 론칭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구글 기어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조 라인을 알면 이유는 명확해 진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무섭도록 비슷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소프트웨어 제작 회사다. 그런 회사에서 가장 처음 나온 하드웨어는 다름아닌 마우스와 키보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둘을 직접 개발하고 있지만, 점유율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물론 분야 1위 업체인 로지텍(Logitech)과도 경쟁하지 않는다. 이 둘을 개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라는 OS의 기본적인 인터페이스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
현재 흔히 사용되는 클릭이 가능한 마우스 휠, 그리고 대부분의 키보드에 붙어 있는 윈도우 버튼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처음 나온 기능이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API 개발팀은 그런 인터페이스를 OS의 기본 환경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를 개발하면서 리모콘을 비슷한 이유로 자체 디자인하고 있다.
구글 크롬에 내장되어 있는 구글 기어스
브라우져의 한계를 극복할 가장 좋은 방법은 어도비의 플래쉬와 에어나 실버라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익스플로러와 같은 브라우져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그를 바꾸는 것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 입장에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구글에는 그런 솔루션이 없고, 전통적인 구글 철학에도 맞지 않는다. 구글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고의 오픈소스 브라우져로 군림하고 있는 모질라 파이어폭스에 구글 기어스를 내장하는 것이지만, 그것 역시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그대로 구글 크롬을 제작하고 구글 기어스를 내장시켜버렸다.
마치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직접 제작한 것 처럼…
구글 크롬이 구글 기어스의 보급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면 아마도 다음 번에는 지분 투자를 한 기업의 웹 서비스에 구글 기어스 기능을 넣어 버릴지도 모른다.
이미 구글의 파트너 기업인 마이스페이스에는 구글 기어스의 일부 기능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마이스페이스와 구글은 2006년 9억달러의 광고 계약을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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